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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건축

한옥, 자연과 함께 살아가다

cocolivingdiary 2025. 8. 13.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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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

#_자연으로부터 얻은 한옥의 재료

1. 목재

 한옥을 지을 때 가장 중요한 재료는 바로 나무였다. 우리의 선조들은 나무의 성질을 파악하여 각 목재의 장점을 극대화한 형태로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예를 들어, 집의 뼈대가 되는 기둥이나 대들보처럼 힘을 많이 받는 곳에는 튼튼한 소나무를 사용했습니다. 소나무는 벌레를 막고 잘 썩지 않는 성분이 있어 집을 오랫동안 지켜주었다. 습기에 강한 참나무는 문지방처럼 자주 닳는 곳에, 아름다운 무늬를 가진 느티나무는 가구를 만드는 데 쓰는 등 모든 나무를 제 역할에 맞게 사용했다. 이렇게 고른 나무들을 연결하는 방식도 특별하였다.

 못을 쓰는 대신 '결구법'이라는 기술을 사용했는데, 이것은 나무의 끝을 퍼즐처럼 깎아서 서로 단단히 맞물리게 하는 방법이다. 못으로 고정된 집은 지진이 오면 흔들리다 부러지기 쉽지만, 결구법으로 연결된 부분들은 약간씩 움직여주면서 지진의 충격을 자연스럽게 흘려보내기에 한옥은 지진에도 강할 수 있었다. 나무들이 서로 마찰하면서 지진 에너지를 분산시켜 집의 붕괴를 막았다. 나무는 그 외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나무는 마치 숨을 쉬는 것처럼, 방 안이 습할 때는 습기를 빨아들이고 건조할 때는 내뿜으며 스스로 습도를 조절했다. 덕분에 한옥은 언제나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었다.

2. 흙

 한옥의 벽과 바닥은 흙을 짚과 함께 섞어 만들었다. 이렇게 되면 짚이 짚이 흙을 서로 꽉 붙잡아주어 벽이 갈라지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였다.

 그리고 흙에는 열을 저장하는 기능이 있어 이를 난방에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온돌과 같이 사용하여 오랫동안 방을 따뜻하게 하였고 낮에 저장한 따뜻한 태양열을 밤에 방출하여 방 안의 온도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을 막았다.

흙벽 또한 나무처럼 습도를 조절 할 수 있어 방 안의 습기가 높으면 빨아들이고 건조하면 저장한 습기를 내뿜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였다. 

3. 돌

건물을 지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기초공사이다. 한옥 역시 터를 잡고 땅을 다지는 기초 공사를 하였는데 땅을 다진 후 그 위에 기단을 쌓았다. 이는 땅에서 올라오는 습기를 막고 비가 들어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기둥 밑이 썩는 것을 방지하고 하중, 즉 집의 무게를 땅으로 안정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기단위에 주춧돌을 놓았다. 이렇게 하여 우리는 한옥의 기둥을 튼튼하게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4. 한지

한옥의 창문인 창호의 핵심재료인 한지는 그저 얇은 종이같지만 놀라운 기능이 있었다. 바람은 막아주면서 공기는 통하게 하여 방 방의 공기를 쾌적한 상태로 유지하였다. 또한 외부의 강한 햇빛을 부드럽게 만들어 은은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하였다.

 

#_사계절을 살아가기 위한 한옥의 모습과 우리의 삶

1. 온돌

 온돌은 아궁이의 열기로 방바닥 전체를 데우는, 삼국시대부터 이어져 온 우리의 지혜로운 난방 방식이다. 그 위력은 19세기 말 조선을 찾은 영국인 탐험가, 이사벨라 버드 비숍의 기록에서 생생하게 엿볼 수 있다.

 당시 주막 주인들은 귀한 손님을 대접하려는 마음에 땔감을 아끼지 않았고, 비숍이 묵던 날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 결과, 방바닥은 사람이 눕기 힘들 정도로 뜨거워졌고, 특히 아궁이와 가까운 '아랫목'은 불덩이 같았다. 결국 그녀는 자신의 책에 "바닥이 너무 뜨거워 마치 구워지는 것 같았다"는 기록을 남겼다. 이를 통해 매서운 한반도의 겨울을 이겨내기 위해 우리 선조들이 찾아낸 가장 효과적인 해법이 바로 온돌이었음을 알 수 있었다.

 

2. 마루

 마루는 이름에 따라 그 기능이 달라졌다.

  • 대청(大廳)마루: 집의 얼굴이자 열린 광장
  • 툇마루: 방과 마당을 잇는 징검다리  
  • 누마루: 선비의 풍류와 권위가 담긴 VIP 공간  
  • 그외에도 물건을 보관하는 용도의 마루방, 툇마루보다 작게 놓인 쪽마루 등 다양한 마루가 제 역할을 다했다.

특히 건물 중앙에 위치한 대청마루는 여름의 무더운 더위와 습기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공간이였다. 지면보다 높게 띄워진 마루 하부와 개방된 공간 구조는 사방이 트여있고 바람이 시원하게 통하는 천연 에어컨이였다. 

 

3. 처마

 한옥의 지붕을 처마라고 하는데 단순히 비를 막는 기능을 넘어 계절에 따른 해의 길이와 각도 변화를 계산하여 만들어진 장치이다.  

고도가 높은 여름에는 긴 처마가 직사광선이 실내로 들어오는 것을 막고 태양의 고도가 낮은 겨울에는 처마 깊숙이까지 햇빛이 들어와 실내를 데워줌으로써 난방 에너지를 절약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_한옥의 공간 배치에 담긴 철학들

1. 마당 

 한옥의 중심에는 마당이 위치하였다. 마당은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비어있는 공간이였다. 농사나 관혼상제와 같은 의례 활동과 가족이 모여 놀이와 휴식을 하는 공간이였다.또한 마당은 각 방에 햇빛과 바람이 드나드는 공간이기도 하였다. 

 

2.차경

한옥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건물이 끝나는 곳이 아닌, 자연과 만나는 그 경계에서 완성 된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차경이라고 할 수 있다. 차경의 의미는  '바깥의 경치를 빌려온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창과 문이 단순한 출입구나 뚫린 공간이 아닌 외부의 풍경을 담는 액자의 역할을 하였음을 알 수 있다. 창틀에 걸린 한 폭의 산수화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계절의 풍경을 방 안으로 끌어들여 건축의 일부로 삼은 것이다. 이는 선조들이 자연과 함께 살아가기 위한 방식으로 한옥이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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