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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메모장
고려가 불교 국가였음은 두 개의 거대한 국가 축제, 팔관회(八關會)와 연등회(燃燈會)를 통해 가장 화려하게 드러났다. 태조 왕건이 『훈요십조』에서 후대 왕들에게 반드시 거행할 것을 유훈으로 남겼을 만큼, 이 두 행사는 고려 500년 내내 왕조의 권위와 국가의 안녕을 기원하는 핵심 의례였다. 매년 겨울이 되면 수도 개경은 이 두 축제를 위해 활기를 띠었다. 하지만 두 행사의 성격은 명확히 달랐다. 팔관회가 불교를 중심으로 토착의 모든 신을 아우르는 종합적 국가 제전이었다면, 연등회는 오직 부처에게 귀의하는 순수한 불교 의례였다. 하나는 통합과 포용을, 다른 하나는 신앙의 순수성을 상징했다. 이 두 축제의 구체적인 모습을 통해, 고려라는 국가가 지닌 복합적인 정체성을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다. #팔관회,..
전통/사회와 사상
2025. 9. 3. 22:00